씨수말 교배시즌! 종마산업과 경마 수준 향상을 위한 우수 경주마 생산

2019년 6월 폐사된 국내 최고의 씨수말 메니피(Menifee)

한국마사회 보도자료! 한국의 ‘노던댄서’ 탄생을 기다리는 봄

  • 경주마 교배시즌 돌입, 이에 씨수말의 교배료 등 종마산업의 부가가치 눈길
  • 유명 씨수말 ‘노던댄서’처럼 경마사에 한 획을 그을 한국 씨수말 생산 위한 한국마사회 노력 지속
잘 키운 경주마 한 마리가 벌어들인 상금 ‘42억’

지난 주 개구리가 나온다는 경칩이 지났다. 전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얼어붙은 듯 하지만 자연의 흐름에 따라 말 생산농가와 목장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교배와 생산 시즌에 접어들었다.

2018년 리딩사이어(Leading Sire, 한 해 동안 자마들이 거둔 상금의 총합이 가장 많은 ‘부마’로, 이 순위는 곧 씨수말의 가치를 평가하는 척도가 됨)로 주가를 올린 제주 이시돌목장의 ‘엑톤파크’는 현재 1회 교배료만 천이백만 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자마이자 대통령배 4연패를 달성한 ‘트리플나인’ 같은 명마 탄생을 바라는 생산자들이 암말들을 줄 세워 대기 중이다.

2014년에 데뷔한‘트리플나인’의 누적 수득상금이 역대 최다인 42억원을 돌파한 것을 보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새로운 망아지의 출생을 앞둔 목장주들도 어미말의 산기가 보이기 시작하면 며칠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주로 조용한 밤에 시작되는 경주마의 출산은 혼자서도 잘하는 야생마들과 달리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에 비유되는 종마 산업의 부가가치

특히 아쉬운 점은 경주마의 생산 부문에서 부가가치의 핵심이 되는 종마산업 분야다. 경주마는 국제적으로 혈통서를 가진 말들끼리의 자연교배만으로 생산된다. 따라서 경주마 생산은 해외 고가 브랜드의 로열티처럼 생산에 앞서 ‘교배료’라는 수익이 창출된다.

자마들이 우승을 거듭할수록 그 종마의 교배료가 천정부지로 높아지기에 유명 씨수말의 정액 한 방울은 다이아몬드 1캐럿에 비유되기도 한다.

미국을 비롯하여 영국, 호주, 일본, 아일랜드 등 경마선진국의 종마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해외 유명 씨수말의 1년 교배료 수익은 어마어마하다.

암말 1두당 교배료가 5억원인 씨수말을 보유하고 있다면 매년 100두의 암말과 교배를 한다고 가정할 때, 그 씨수말 소유주는 연간 500억원의 교배료 수익을 얻게 된다.

20세가 넘어서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씨수말이 많음을 생각할 때, 우수한 말 한 마리가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가히 천문학적이다.

‘노던댄서’와 ‘더 그린 몽키’

캐나다에서 태어난 불세출의 명마 ‘노던댄서(Northern Dancer, 1961~1990)’는 처음에 아무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외면받은 말이다.

그러나 미국의 삼관 경주인 켄터키 더비와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를 잇달아 우승하며 상황을 반전시켰다.

현역에서 은퇴 후에는 씨수말로서 1971부터 1983까지 미국과 영국에서 총 다섯 번이나 리딩사이어의 왕좌를 차지하며 경마계의 명문가를 구축했다.

‘노던댄서’의 교배료는 1만달러로 시작하여 전성기 때는 100만 달러(12억원)까지 치솟아 종마의 정액 한 방울이 다이아몬드 1캐럿 값과 같다는 말을 유행시켰을 정도다.

국내에서도 ‘노던댄서’의 영향력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현재 활동 중인 2,000여 두의 국내산 경주마명을 검색하면, 두 마리 중 하나는 족보, 즉 혈통표에서 그의 이름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수년간 한국 경주마의 리딩사이어 1위를 차지했고, 세상을 떠난 2019년에도 리딩사이어를 수성한 한국마사회의 씨수말 ‘메니피’ 역시 ‘노던댄서’의 자손이다.

반면 ‘더 그린 몽키(The green monkey, 2004~2018)’는 3대조가 ‘노던댄서’인 명문가의 후예답게 태어날 당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2세 때 경매로 거래된 가격이 무려 1,600백만불로(약 190억원)로, 21년만에 세계 경매시장 최고가를 갱신하면서 경주마로 화려하게 데뷔하였으나 주위의 기대와는 달리 출전하는 경주마다 졸전을 거듭하였다.

형편없는 성적에도 불구하고, 명문 혈통에 대한 기대로 씨수말로 활동할 기회도 주어졌지만 결국 교배료 5천불의 평범한 씨수말로 생애를 마쳤다.

현재까지도 경주마 한 마리가 벌어들인 역대 최고 상금액이 1500만불(약 170억원)에 못미치는 것을 고려할 때,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더 그린 몽키’의 사례는 경마산업에 있어서 종마시장의 가치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의 ‘노던댄서’ 탄생을 기대하며

한국마사회가 외국의 우수한 종마들을 꾸준히 수입하여 생산에 투입하는 이유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그간 국산 경주마 개량을 위해 기울인 노력들은 최근 가시적 성과를 내왔다. 꾸준히 국산 경주마가 국제대회의 문을 두드려 온 결과, 2016년 석세스스토리(마주 이종훈, 조교사 민장기)가 두바이월드컵 카니발에서 가능성을 보여준데 이어, 2017년 두바이 월드컵 1600m 결승에 ‘트리플나인(마주 최병부, 조교사 김영관)’이 출전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2012년 코리안더비에서 우승한 ‘지금이순간(마주 최성룡, 조교사 지용철)’은 작년도에 국산 씨수말 최초로 대상경주 우승마 ‘심장의고동(마주 오종환, 조교사 지용철)’을 배출해내며 한국경마 역사의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

2014년 대통령배와 그랑프리를 석권한‘경부대로(마주 정광화, 조교사 오문식)’는 2016년부터 씨수말로 데뷔하여 매년 50여두의 씨암말과 교배할 정도로 생산계의 기대를 받고 있다.

이처럼 나날이 향상되고 있는 국산마의 경쟁력은 우리나라의 말 산업을 더욱 튼튼히 하고, 종마시장이라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열쇠가 되고 있다.

조선시대 4만두를 보유했던 말산업의 저력

말 생산과 육성은 말을 생산하는 거의 모든 국가의 축산 정책 주요 관심 분야다.

우리나라도 마치 최근에야 힘을 쏟는 듯 보이지만 그 역사는 실로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록을 통해서 이미 조선 성종조에 약 4만 두의 마필을 보유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보유두수가 약 2만 7천 두임을 고려 시 대단한 수치다.

과거 일제강점기의 수탈로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던 한국의 말산업은 한국전쟁 이후 거의 원점에서 다시 출발하였고, 오늘날은 경주마의 75% 이상을 국산마로 자급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우리나라가 말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경주마 생산의 양적 성장에 못지않게 바야흐로 질적인 발전에 치중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새봄이 도래했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경마팬들이 운집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온라인 발매수단이 막혀 있는 한국경마는 여전히 멈춰 서 있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도 3월 초에 예정된 경주마 경매를 무기한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말 생산농가는 어느때보다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더욱 우수한 국산마를 생산하기 위해 뜨거운 교배시즌을 보내는 가운데 어미 뱃속에서 330일을 기다린 망아지들도 세상을 향해 속속 고개를 내밀고 있다.

새해 경마 주목! 2019년 리딩 사이어(씨수말) 메니피, 2세 자마 수득상금 1위는 한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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