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마 베팅 슬립 OMR 카드 마킹 플라스틱 연필 탄생 비화

일본 경마장이나 장외발매소에서 마권구매표(베팅 슬립, マークシート)로 마권을 구입할 때 필수품이 연필이다. 페그실(pegcil, ペグシル)이라는 플라스틱 연필을 무료로 제공하며, 이 연필로 OMR 카드에 체크한다.

이 페그실을 처음 만든 회사는 오사카에 본사를 둔 골프용품 제조사 오카야(岡屋) 주식회사이며, 이 회사의 브랜드이다. 골프연필, 스코어연필, 간이연필, 앙케이트연필, 플라스틱연필 등 다양하게 부른다.

일본어 명칭은 골프용품 그린포크(green fork), 통칭 페그(peg, ペグ, 못, 꽃이)와 펜슬(pencil, ペンシル)의 합성어이다.

JRA 고라쿠엔 장외 마권발매소에서 자동 발매기가 1975년부터 본격 운용되었는데 이 연필은 1974년 가을에 개발을 시작하여 1975년에 오카야를 창업하여 완제품을 출시했다.

페그실 탄생은 골프와 관련이 있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장 부부는 라운딩중에 동료가 스코어 기입용 연필이 불편하다고 뭔가 새로운 것을 개발해보지 않겠냐는 말이 계기였다. 골프장 매점에서 판매하는 병우유 병따개(栓抜き)에서 힌트를 얻었다. 달려있는 침을 연필 심으로 바꾸면 어떨까?

많은 시행착오끝에 제품을 완성했지만 골프장에서는 싸구려티가 난다고 반응이 별로였다. 한 유명 골프장에서 1천개를 주문했는데 개당 8엔에 납품을 요구했다. 당시에는 수작업으로 만들었는데 제조 단가가 20엔이었지만 사용케하여 좋은 점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계약을 했다. 이후 명문 골프장에서 사용한다는 입소문을 타고 다른 골프장에서도 주문이 들어오게 되었다.

이후에 경마와 경륜 마크시트, 공연과 연극 등 이벤트 앙케이트, 판촉DM, 호텔 비품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흑자를 내기까지 9년이 걸렸다. 지금은 효고현 단바사사야마(丹波篠山) 공장에서 월 1천만개를 생산한다.

일본중앙경마회 납품은 1986년경이다. 도쿄의 영업사원이 도쿄경마장과 나카야마경마장을 방문 세일즈하여 일반경쟁입찰 상품에 선정되었다. 이후 JRA 납품을 시작하면서 인지도가 급상승하여 매출이 급증했다. 지금도 가장 큰 고객이 경마 단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