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말 생추어리” 퇴역경주마 케어 제주 김남훈씨의 말 사랑

KBS 다큐ON 189회 (2023년 3월 10일 방송)

말 구조 보호센터 “남훈 씨의 각별한 말 사랑”

연평균 1400여 마리의 경주마들이 경마장을 떠나 퇴역 경주마가 된다. 말들이 퇴역 경주마가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3년 전 제주의 한 말 목장에 퇴역 경주마들이 하나, 둘 들어오더니 어느새 36 마리로 늘어났다.

이곳에 36여 마리의 말들은 더 이상 사용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도축 직전에 구조된 퇴역 경주마들이 대부분이다.

이곳을 만든 사람은 전직 프로골프선수 출신인 김남훈(49)씨이다.

미국의 한 말 목장에서 홀스맨십(horsemanship) 교육을 받던 중에 충격적인 영상을 보게 되었고 그 영상 속에는 우리나라의 말 도축 실태가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퇴역 경주마들의 아픈 현실을 무거운 책임감으로 느낀 남훈 씨는 귀국 후 [말 구조 보호센터]를 고향인 제주도 중산간에 만들고 위기에 빠진 말들을 구조하고 있다.

(김남훈 씨는) 퇴역 경주마들의 도축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아 제주도에서 국내 유일의 ‘말 보호소’를 꾸리게 되었다

미국 동물보호단체 은퇴 말 도축 영상 공개!

사람과 말의 우정

▶ 국내 최초 [말 구조 보호센터]를 만든 제주 출신 김남훈씨

말들이 퇴역 경주마가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경주의 성적이 좋지 않거나, 경주마의 생명인 다리의 부상이 오면 자연스럽게 퇴역경주마의 길로 가게 된다.

퇴역 경주마가 되면 두 가지 길이 있다. 아직 효용 가치가 있는 퇴역 경주마들은 승용말 등으로 용도 전환되고 (약 30% 정도 되는 퇴역마가 해당된다) 나머지 70% 정도의 퇴역 경주마들은 용도 폐기된다.

이렇게 용도 폐기된 상당수의 말들은 도축장에서 생을 마감한다고 한다.

이곳에 있는 36여 마리의 말들은 더 이상 사용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도축 직전에 구조된 퇴역 경주마들이 대부분이다.

제주도의 넓은 중산간 평원에서 말들이 자유롭게 풀을 뜯고 살아가는 곳, 이곳의 이름은 [말 생크추어리/생추어리/생츄어리] 우리말로 [말 구조 보호센터]이다.

‘생추어리(sanctuary)’는 위험에 처한 동물들을 구조해 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조성한 안식처이다.

동물들이 평온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끝까지 돌보기 때문에 ‘동물들의 요양원’으로 불리기도 한다.

▶ 버려진 말 36마리와 남훈 씨의 겨울 생존기

제주의 겨울은 혹독해서, 바다와 육지의 경계를 오가는 바람은 체감온도를 영하 10도 이상 떨어뜨리고 야생의 모든 것을 얼려버린다.

강추위 속 말들의 삼시 세 끼를 챙기는 것은 오로지 남훈 씨의 몫이다.

36마리 말들의 한 끼 식사에 필요한 건초는 1톤 트럭을 이용해야만 가능할 정도지만 중산간에 내린 폭설로 인해 1톤 차량을 사용할 수 없는 비상 상황, 남훈 씨의 임기응변이 빛을 발한다.

최근에는 이곳 말들의 사연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도움을 주는 사람들의 손길도 늘어났다.

아픈 말들에게 꼭 필요한 영양가 높은 건초를 후원해주기도 하고 주변 이웃농민들의 도움으로 수확하고 남은 콩깍지나 브로콜리등을 공짜로 가져오기도 한다.

힘들고 어려운 일일수록 극복하는 재미가 있다는 남훈 씨의 유쾌한 하루를 만나본다.

▶ 퇴역마 춘자의 [말 구조 보호센터] 입성기

춘자는 3살, 사람으로 따지면, 한창 혈기 왕성한 꿈 많은 10대 청춘이다.

하지만, 춘자는 경주마로서 잘 뛰지못한다 하여 퇴역되었고 심지어 도축될 위기에 처하게 됐고 이를 안타깝게 여긴 한 사람이 춘자를 입양했다.

말굽도 재갈도 채우지 않고 온종일 쓰다듬으며 정성으로 살피던 보호자는 안타깝게도 지병으로 돌아가셨고, 이를 지켜봐 온 지인은 춘자가 가장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곳을 찾았고 남훈 씨와 의기 투합해 춘자를 말 구조 보호센터로 데리고 오기로 결정했다.

사람과 말과의 교감은 서로를 치유해준다

[말 구조 보호센터]에는 종종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온다.

말먹이도 주고 바쁜 남훈 씨의 일손을 거들어 주기도한다.

자원봉사로 이곳에 온 사람들이 하는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는 남훈씨.

“말들을 도와주려고 왔는데 오히려 제가 기분이 좋아져요.” 봉사자들의 얼굴엔 기쁨과 생기가 넘친다고 한다.

남훈 씨는 자신의 경험을 사람들에게 말한다.

“사람들의 친절한 손길 하나, 하나가 말들에게도 그대로 느껴지고 비록 상처받은 말들이지만 어느새 사람들에게 곁을 내어준다고”

사람과 말의 우정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다는, 남훈 씨의 각별한 말 사랑 이야기

국내 유일 유기마 보호소

SBS 화요일 교양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1198회 220920

갈 곳 없는 경주마들, 은퇴 후 어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