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극한직업 – 경마 기수
2009년 2월에 방송된 <극한직업 – 경마 기수 1~2부>의 일부이다.
예측할 수 없는 짜릿한 승부의 세계! 인생을 건 70초 레이스, 서울 경마장 24시|마필관리사|극한직업
과천 경마 공원
주말의 경마장은 경기를 보기 위해 찾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승패가 갈림과 동시에 희비가 엇갈리는 사람들의 얼굴에 기쁨과 실망이 공존하고, 이들이 보고 있는 것은 기수들과 경주마들.
한편, 선수 대기실에서는 기수들이 경기를 위해 준비하는 모습으로 분주하다.
경마는 최대 14명까지의 선수들이 출전하는데 이번 경기에는 경기 31년의 김귀배 기수, 패기 넘치는 신인인 3년 경력의 부민호 기수, 그리고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문세영 기수 등의 선수들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선수들이 경기에 출전하기 전에 늘 거쳐야 하는 테스트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부담 중량 측정! 경마 장비를 포함해서 최대 57kg 이하의 무게를 유지해야 한다. 중량 측정이 끝나면 부정 경기를 막기 위한 장비 점검에도 들어간다. 모든 검열과 준비를 마치고 나면 경기 직전 예시장으로 나가 관객에게 말과 자신을 보이는 기수들. 관객과의 인사를 마치고 드디어 경기를 위해 발주대로 향한다.
경기 내에서 가장 긴장되기도 하는 이 시간. 드디어 발주대의 문이 열리고 경기가 시작된다!
9명의 기수와 말들 간에 치열한 레이스가 계속되고, 4번 말과 8번 말이 각축을 벌이며 마지막까지 승자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진다. 결국 8번 말이 이번 경기의 승리를 거머쥐고, 좋은 성적을 예상했던 김귀배 기수는 아쉽게도 자리 선점에 실패하여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30년이 넘는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는 노장의 김귀배 선수에게 성적 부진은 그만큼 말을 탈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라 주위의 안타까움도 크다. 경마라는 경기는 말과의 호흡도 중요하고 자칫 한순간의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한 경기. 특히 낙마 사고는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는데… 김귀배 선수 역시 이런 낙마 사고를 많이 겪어 왔다. 그런데도 기수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70초라는 짧은 레이스에서 느끼는 보람과 경쟁에서 승리할 때의 쾌감, 그리고 말을 사랑하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다음 날 아침 새벽, 기수들이 경마장에서 말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이렇게 이른 새벽에 말들을 훈련시키는 이유는 새벽 시간이 말들이 훈련을 습득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훈련을 받던 말 한 필이 갑자기 난폭해졌다. 경기가 아닌 훈련이라고 하더라도 말이 이렇게 갑자기 난폭해지는 상황에서는 기수들도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훈련이 완벽히 이루어지지 않은 경주마들은 그만큼 사고의 위험도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긴장 상태에서 말들과 새벽부터 함께해야 하는 기수에게 정신적, 그리고 체력적인 면이 모두 강해야 하는 것은 필수이다.
다시 시작된 경마 경기.
부민호 선수는 오늘 한 경기를 뛰기로 예정되어 있다.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신인 기수들은 이렇게 경기를 많이 뛸 수 있지 않아 경기가 잡힐 때마다 좋은 성적을 내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는데… 초반에는 선두 그룹을 달리며 선전하던 부민호 선수! 그러나 경기 후반부터 밀려나기 시작하다가 결국 기대했던 성적을 내지 못한다. 오늘의 처음이자 마지막 경기를 망친 부민호 선수의 표정에 실망감이 역력하다. 그런데 갑자기 부민호 선수에게 선배 기수가 자신 대신에 경기를 뛰어줄 것을 부탁했다. 갑작스런 문제가 생긴 듯한데… 자신이 타야 할 말의 정보조차 제대로 얻지 못한 채 경기에 나가야 하는 부민호 선수! 과연 부민호 선수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두 번째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예정에 없던 갑작스런 경기에 출전하게 된 부민호 기수!
자신이 훈련시키던 경주마가 아닌 관계로 제대로 호흡도 맞추지 못한 상태로 경기에 출전하게 되는데… 점점 속도가 늦춰지는 듯 보였지만 다행히 사고 없이 결승점을 통과할 수 있었다.
이렇게 평소에도 많은 부담감을 가지고 생활하는 기수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는 바로 체중조절이다. 경기를 앞두고 정해진 몸무게에서 초과가 된 김귀배 선수 역시 체중 감량을 위해 사우나를 찾았다. 이렇게 사우나에서 땀을 빼는 것뿐만 아니라 땀복을 입고 운동을 하고, 음식 조절과 단식 등으로 체중을 단기간에 감량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지칠 만도 하지만, 이미 오랜 시간을 이렇게 지내 온 김귀배 기수는 오히려 덤덤한 모습이다. 이런 김귀배 선수의 노력 덕분인지 다행히 경기 전에 체중을 알맞게 감량할 수 있게 되었다.
경기 날, 오늘은 예상보다 좋은 말을 배정받게 된 김귀배 선수. 오늘은 꼭 좋은 성적을 내리라 다짐하며 경기에 나간다.
드디어 경기가 시작되고, 초반에 좋은 스피드와 자리 선점으로 선두를 달리는 김귀배 선수! 하지만 코너를 돌면서부터 문세영 선수와 나란히 달리다가 결국 1위 자리를 내어주고 아쉽게 2위에 그친다. 아쉬움을 내비치는 김귀배 선수의 모습과 1위를 한 문세영 기수의 표정에서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이다.
다시 시작된 다음 경기
그런데 출발하자마자 한 기수가 낙마하는 사고를 당하고, 말에서 떨어진 기수는 일어나지 못하는 상황! 곧 구급차가 도착하고, 다행히 의식이 돌아온 기수는 급하게 병원으로 이송된다. 다행히 팔목 인대만 늘어나고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판명되고, 기수는 다시 경마장으로 향한다.
경기가 끝난 다음 날 새벽
아직 이른 시간에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바로 마필 관리사들이다. 기수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좋은 말이 필요하듯, 이 말들을 좋은 말로 만드는 것이 바로 마필 관리사들의 몫이다. 이들은 최상의 경주마를 만들기 위해 말들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훈련하는 일 등을 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든 것은 새로 들어온 말을 기초부터 훈련시키는 작업.
작은 자극에도 쉽게 흥분하는 신마를 훈련시키는 일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라는데… 특히 거세게 반항하는 말들은 자칫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도 하다. 좋은 말을 위해 노력하는 마필 관리사들이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이런 신마들이 좋은 경주마로 거듭나 경기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에 되는 순간이라고 한다.
70초의 짧은 레이스를 위해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경마 기수! 부상의 위험과 우승에 대한 부담감, 그리고 좋은 경마 기수가 되기 위한 끝없는 노력이 이어지지만, 이들은 노력한 만큼 돌아온다는 진리를 곱씹으며 오늘도 발주대 앞에 나선다.